<이진무님의 좋은 글을 소개드립니다. ~ 一山 ~ >
이진무 칼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
/ 이진무 KAIST 금융공학연구센터 연구위원
국민대중은 지도층을 보고 행동한다. 지도층이 탐욕적이면 사회전반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지도층이 중심을 잃으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그래서 옛날부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일찍이 유럽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말이 있다. 이는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럽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인 뿌리이다. 귀족으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레스)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솔선해서 싸움터에 나가는 기사도 정신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할 당시의 귀족들은 책무를 다하는 고귀한 신분으로 처신하여 시민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귀족들이 솔선 수범하여 나라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더 많은 세금과 기부금을 내는 것도 그들의 의무였다. 계속되는 전쟁 속에 기병대를 편성하고 있던 귀족들의 희생이 너무나 커서 나중에는 원로원의 수가 격감했다고 한다. 또한 의회민주주의이면서 귀족제도가 남아있는 영국에서는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앤드류 왕자가 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적의 미사일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임무를 맡아 포탄막이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시대에 화랑도가 있었고,화랑도의 \'세속5계\'(世俗五戒)는 한국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화랑도는 장래성이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 수련하는 청소년들의 교육 훈련인데 비하여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위기 시에 지도층이 직접 나서서 국가를 위해서 솔선수범하는 차이가 있다. 또한 조선시대 스스로 행실을 닦고 집안을 바로잡는 수신제가(修身齊家)도 가문중심적인 수련으로 유럽 지도층의 희생정신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오늘날에도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할 기본적인 사항은 옛날과 다르지 않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병역의무를 다하여 나라를 지키고 세금을 잘 내어 경제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최근 정부의 인사검증과정을 거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 청와대 수석보좌관 등 고위공직자와 선거직인 국회의원 등의 병역사항을 보면,나름대로 이유야 있겠지만 요령 좋게도 본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제들 마저 실역을 필하지 않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물론 그들은 일반 국민들처럼 고생하지 않는 대신에 더 중요한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직자로서의 바람직한 처신은 아니다.
또한 오늘날에는 각계의 지도층이 지나칠 정도로 재물에 탐닉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들이 탈법 위법을 하면서까지 부동산 등 재산증식을 하는가 하면, 공적자금을 지원 받은 은행들마저도 국민의 혈세를 갚을 생각은 뒤로하고 마치 스톡옵션이 적어서 은행경영을 잘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대형 노조 간부들의 행태도 마찬가지이다. 노조의 목적이 무엇인데 직원채용에까지 개입하여 축재를 하는가.
민주화를 위해 길거리 투쟁으로 정권을 쟁취하고 새로운 지도층을 형성한 지배계층마저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고 있으니 국민들은 누구를 믿겠는가. \"국민노릇 못해 먹겠다\"는 외침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오늘날에는 지도층이라고 해서 청백리로 이름난 황희나 맹사성과 같은 선현들의 멸사봉공 정신을 이어받아 사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공선을 위해서만 행동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기본의무만이라도 양심껏 수행하면 된다.
국민통합이 이루어지고 희망이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층은 적어도 일반국민들보다는 덜 이기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백성들이 힘들어 할 때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힘을 낼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는 목민관이 지켜야 할 6가지 계율을 적어 놓고 있다. 이는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가정을 바로 다스리고,청탁을 물리치고,철저히 절약하고,즐겨 베풀라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사대부 정신이요 근원적으로는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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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무 칼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회
/ 이진무 KAIST 금융공학연구센터 연구위원
국민대중은 지도층을 보고 행동한다. 지도층이 탐욕적이면 사회전반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지도층이 중심을 잃으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그래서 옛날부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일찍이 유럽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말이 있다. 이는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럽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인 뿌리이다. 귀족으로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레스)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솔선해서 싸움터에 나가는 기사도 정신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할 당시의 귀족들은 책무를 다하는 고귀한 신분으로 처신하여 시민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귀족들이 솔선 수범하여 나라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더 많은 세금과 기부금을 내는 것도 그들의 의무였다. 계속되는 전쟁 속에 기병대를 편성하고 있던 귀족들의 희생이 너무나 커서 나중에는 원로원의 수가 격감했다고 한다. 또한 의회민주주의이면서 귀족제도가 남아있는 영국에서는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 앤드류 왕자가 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여 적의 미사일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임무를 맡아 포탄막이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시대에 화랑도가 있었고,화랑도의 \'세속5계\'(世俗五戒)는 한국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화랑도는 장래성이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 수련하는 청소년들의 교육 훈련인데 비하여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위기 시에 지도층이 직접 나서서 국가를 위해서 솔선수범하는 차이가 있다. 또한 조선시대 스스로 행실을 닦고 집안을 바로잡는 수신제가(修身齊家)도 가문중심적인 수련으로 유럽 지도층의 희생정신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오늘날에도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할 기본적인 사항은 옛날과 다르지 않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병역의무를 다하여 나라를 지키고 세금을 잘 내어 경제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최근 정부의 인사검증과정을 거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 청와대 수석보좌관 등 고위공직자와 선거직인 국회의원 등의 병역사항을 보면,나름대로 이유야 있겠지만 요령 좋게도 본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제들 마저 실역을 필하지 않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물론 그들은 일반 국민들처럼 고생하지 않는 대신에 더 중요한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직자로서의 바람직한 처신은 아니다.
또한 오늘날에는 각계의 지도층이 지나칠 정도로 재물에 탐닉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들이 탈법 위법을 하면서까지 부동산 등 재산증식을 하는가 하면, 공적자금을 지원 받은 은행들마저도 국민의 혈세를 갚을 생각은 뒤로하고 마치 스톡옵션이 적어서 은행경영을 잘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대형 노조 간부들의 행태도 마찬가지이다. 노조의 목적이 무엇인데 직원채용에까지 개입하여 축재를 하는가.
민주화를 위해 길거리 투쟁으로 정권을 쟁취하고 새로운 지도층을 형성한 지배계층마저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고 있으니 국민들은 누구를 믿겠는가. \"국민노릇 못해 먹겠다\"는 외침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오늘날에는 지도층이라고 해서 청백리로 이름난 황희나 맹사성과 같은 선현들의 멸사봉공 정신을 이어받아 사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공선을 위해서만 행동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기본의무만이라도 양심껏 수행하면 된다.
국민통합이 이루어지고 희망이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층은 적어도 일반국민들보다는 덜 이기적이고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백성들이 힘들어 할 때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국민들이 희망을 갖고 힘을 낼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는 목민관이 지켜야 할 6가지 계율을 적어 놓고 있다. 이는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가정을 바로 다스리고,청탁을 물리치고,철저히 절약하고,즐겨 베풀라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사대부 정신이요 근원적으로는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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